꿈을 키울 수 있기에 오늘 하루도 새롭게 살 수 있다. 꿈을 키우지 못하면 어제와 오늘과 모레가 늘 똑같이 되풀이하는 쳇바퀴가 된다. 꿈을 키우려고 가슴에 이야기를 품기에 오늘 하루도 즐겁게 열 수 있다. 꿈을 키우려는 생각이 없으니 남이 나한테 맡기는 일만 똑같이 하면서 언제나 고단한 몸과 마음이 된다. 만화책 《은수저》 열두째 권을 읽는다. 열일고여덟 살 푸름이는 저마다 꿈을 키운다. 만화책에 나오는 푸름이한테는 저마다 제 삶에 맞추어 나아가고픈 꿈이 있다. 이와 달리 오늘날 이 나라 푸름이한테는 꿈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대학입시만 바라보거나 앞으로 대학교를 마친 뒤 어떤 일자리를 얻어서 돈을 얼마나 벌 만할까 하는 생각만 하지 않을까. 만화책 《은수저》에 나오는 아이는 ‘피자 굽기’를 다시 꿈꾼다. 손수 일군 흙에서 거둔 가장 싱그러운 밀과 치즈와 남새와 감자와 고기를 두루 써서 아이 스스로 가장 맛있게 즐기고 싶은 ‘피자’를 굽고 싶다. 전화 한 통이면 방바닥에 드러누워 기다려도 피자 한 판쯤 곧 날아올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피자 한 판을 구우려고 가으내 여름내 봄내 땀을 흘릴 수 있다. 한 해 내내 땀을 흘릴 만하다. 한 입 두 입 먹으면 어느새 사라지지만, 살가운 동무랑 함께 나누고 싶은 ‘기쁜 맛’을 바라면서 피자를 구울 수 있다. 길은 여럿이다. 돈을 많이 번 뒤 전화로 피자를 시켜서 먹을 수 있고, 손수 삶을 지으면서 피자를 구워 먹을 수 있다. 4347.12.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은수저 Silver Spoon 12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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