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기에 시를 쓰지 않는다. 이웃과 나를 함께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시를 쓴다. 시인만 시를 쓰지 않는다. 아이를 따스하게 바라볼 줄 알고 나 스스로 곱게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일 때에 시를 쓴다. 고은 님이 시를 쓸 수 있었다면, 시 가운데 동시를 쓸 수 있었다면, 《차령이 뽀뽀》 같은 동시집을 선보일 수 있었다면, 아이와 함께 선 이 땅에서 따스한 마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그런데, ‘노벨상 후보’로 오른다고 하는 분이 쓴 동시인데, 서른세 꼭지를 그러모아 엮은 이 책을 읽으면 ‘더워지다’라든지 ‘수학 대왕’이라든지 ‘준비 땅’ 같은 말마디가 곧잘 튀어나온다. 어른이 읽는 시에도 한국말을 슬기롭게 다루어야 할 테지만, 어린이와 함께 읽는 시라면 한국말을 더 깊고 넓게 돌아보면서 곱게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영어로 옮긴 시를 책에 나란히 싣느라 애쓰는 땀방울만큼, 동시가 동시다울 수 있도록 한국말로 올바로 추스를 수도 있기를 빈다. 4347.1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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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동시집 차령이 뽀뽀- 국영문판
고은 지음, 이억배 그림,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바우솔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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