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호빵 얌전히
사름벼리는 하루가 다르게 의젓하게 자란다. 이 아이가 더 어릴 적에 ‘말괄돼지’ 같은 이름을 장난 삼아 붙인 일이 머쓱하도록 의젓하다. 뛰어놀 적에는 개구지지만, 이제 ‘얌전이’라 할 만큼 많이 차분하기도 하다. 동글동글 하얀 빵을 앞에 놓고 덥석덥석 깨물어서 먹지 않는다. 조금씩 뜯어서 천천히 먹는다. 오랫동안 맛을 느끼면서 먹고 싶구나 하고 느낀다. 나도 어릴 적에 아주 조금씩 뜯어서 오래오래 먹었다. 4347.11.3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