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나 ‘류큐’는 어떤 곳인가. 우리 집은 한 해에 한두 차례쯤, ‘오키나와 흑당’을 장만해서 먹는다. 값이 만만하지 않아 더 자주 장만하지 못하지만, 한국에서 나는 설탕이든 다른 유기농 설탕은 그리 믿을 수 없어서, 오키나와에서 자라는 사탕수수를 졸여서 빚은 ‘까만 덩어리’를 장만해서 쓴다. 우리 집에서 ‘오키나와 흑당’을 쓴다고 하니 ‘후쿠시마도 터졌는데 왜 일본 것을?’ 하고 묻는 이웃이 있다. 그러면 나는 빙그레 웃으면서 ‘일본 지도를 보셨나요?’ 하고 되묻는다. 오키나와라고 하는 곳은 ‘일본 본토’보다 ‘한국’이 더 가깝다. 다만, 오키나와에서 한국이든 ‘일본 본토’이든 멀기는 참 멀다. 그러니까 무슨 말인가 하면, 오키나와는 ‘일본하고 동떨어진 다른 나라’라는 뜻이다. 삶도 말도 사람도 이야기도 다르다. 한편, 오키나와 옛 문화와 발자취를 살피면, 한겨레하고 이어진 끈이 퍽 많다. 일본은 일본이지만 오키나와는 오키나와이다. 그리고, 이러한 삶과 발자취가 있기 때문에, 오키나와는 오랫동안 ‘일본 본토 주민과 정치권력’ 군홧발에 짓밟히기도 했다. 이러한 생채기는 아직 가시지 않았고, 앞으로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못할 듯하다. 《오키나와 노트》를 읽는다고 해서 이 모든 실마리나 응어리나 앙금이나 생채기를 짚거나 알 수 없다. 책이름에도 나오듯이 ‘노트’일 뿐이니까. 그러나, 이 책 《오키나와 노트》는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작가가 ‘일본이라는 나라는 무엇이고, 일본사람이란 누구인가?’ 하고 스스로 묻고 다시 물으면서 거듭 캐묻기 때문에, 두 나라 ‘일본’과 ‘오키나와’를 살피는 길에 조그맣게 이야기벗이 될 만하리라 느낀다. 4347.11.2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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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노트
오에 겐자부로 지음, 이애숙 옮김 / 삼천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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