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노랗게 물들이는 초피잎



  겨울을 코앞에 둔 고흥 시골집 마당은 초피잎이 며칠 사이에 샛노랗게 물들다가 바람에 날려 우수수 떨어진다. 아이 손톱만 하게 작은 초피잎이라 나뭇가지에서 가랑잎이 떨어질 적에 나는 소리는 아주 작지만, 마당에 가만히 서거나 앉아서 잎이 지는 모습을 지켜보면, 이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람이 쏴아 불어 마당에서 초피잎이 구를 적에도 이 작은 가랑잎이 구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귀를 기울이면 모든 소리가 가을노래로 되어 스며든다.


  마당을 쓸기 앞서 한참 바라본다. 마당에 널린 노란 초피잎을 쓸어서 초피나무 둘레에 뿌리기 앞서 샛노란 물결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4347.11.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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