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혼자 우산 쓰고 걷기



  혼자 우산을 쓰고 싶은 산들보라. 바람이 싱싱 불면 우산을 혼자 못 쓴다. 다섯 살로 접어들면 바람이 싱싱 불어도 우산을 혼자 쓸 수 있을까. 바람이 불지 않기에, 비오는 날 산들보라는 혼자 우산을 쓰고 저 앞으로 달린다. 늘 아버지가 씌우는 우산을 써야 했던 아이는 혼자 두 손으로 우산을 움켜잡고 달리면서 어떤 기쁨을 노래할까. 앞서 달리는 네 살 아이가 내지르는 웃음소리를 아이 뒤를 따라서 걸으면서 그득그득 듣는다. 4347.11.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