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문학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는 책이름에 모든 줄거리가 드러난다. 나쁜 회사가 있고, 나쁜 회사가 우유를 나쁘게 다루어 나쁜 돈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나쁜 짓을 끊으려고 한다는 줄거리가 환하게 보인다. 그러면, 나쁜 회사는 어떻게 자꾸자꾸 돈을 벌까? 사람들은 왜 나쁜 회사가 파는 우유를 자꾸자꾸 사다 마실까? 학교나 공공기관은 왜 나쁜 회사에서 파는 우유를 사들여서 급식을 할까? 나쁜 회사는 돈을 벌어들여 건물을 높이높이 올린다. 나쁜 회사가 하나둘 모여 고속도로가 끝없이 이 도시와 저 도시를 잇는다. 큰도시 아닌 작은도시는 고가도로와 기찻길에 둘러싸여 시끄러울 뿐 아니라 햇볕을 쬐기도 어렵다. 시골에서는 소젖을 짜고 곡식을 거두며 열매를 갈무리하는데, 이 모두를 나쁜 회사가 싼값에 사들여서 비싸게 팔아치우면서 다시금 돈을 더 벌어들인다. 이 같은 얼거리는 왜 안 깨질까? 어린이문학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는 이 같은 얼거리나 밑틀까지 다루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나쁜 회사’가 문학에서만 볼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 둘레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만하다는 대목을 알려준다. 우리가 스스로 눈을 밝게 뜨지 않으면, 나쁜 회사는 자꾸 몸집을 불린다. 우리가 스스로 삶을 가꾸거나 짓지 않으면, 나쁜 회사한테 휩쓸리거나 굴레에 갇히고 만다. 사람들이 손수 소를 키워서 젖을 짜서 먹는다면, 우유회사는 부자가 안 될 테지. 사람들이 손수 논밭을 일구고 보금자리를 돌보면, 중앙정부나 재벌은 아무 힘을 못 쓸 테지. 4347.11.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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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
알레산드로 가티 지음, 줄리아 사그라몰라 그림, 김현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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