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풀씨 떨어지다



  풀씨가 떨어진다. 꽃받침에 맺힌 풀씨가 하나둘 떨어진다. 씨앗으로 가득 차던 꽃받침은 어느새 빈몸이 된다. 풀씨는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지거나 빗물을 타고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바람 타고 날아간 풀씨는 어디에 떨어졌을까. 빗물을 타고 이곳을 떠난 풀씨는 어디까지 갈까.


  씨앗을 떨구어 빈몸이 된 꽃받침이 하얗다. 찬바람이 불고 찬비가 내리는 늦가을 논둑에 빈몸이 된 풀꽃받침이 하얗다.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혀 해가 나면, 빈몸인 풀꽃받침은 천천히 시들다가 흙으로 조용히 돌아갈 테지. 4347.11.2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