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쉽게 읽기



  핵발전소(원자력발전소)가 왜 말썽이 될까? 시골에다가 핵발전소를 짓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느 시골이 아니라 두멧자락에다가 핵발전소를 짓기 때문이다. 전남 고흥 끝자락 바깥나로섬에 ‘우주 발사 (시험) 기지’가 있다. 이곳은 ‘발사 기지’가 아닌 ‘발사 시험 기지’인데, 아무튼, 왜 이런 ‘우주 기지’를 한국에서 전남 고흥에 지었을까? 바로 전남 고흥은 아주 외진 두멧자락이기 때문이다. 큰도시에 거의 피해를 안 힙힐 만큼 외진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흥에서도 가장 외진 바깥나로섬에다가 큼지막한 다리를 둘이나 놓으면서 이런 우주 기지를 지었다.


  속뜻이 뻔히 보이지 않는가? 그만큼 나쁜 시설이라는 뜻이 환하게 보이지 않는가? 이런 건물을 시골에 짓기 때문에 시골이 무너지고, 시골이 무너지면서 도시사람도 ‘깨끗하거나 좋은 먹을거리’를 얻기 어렵다. 시골이 무너지는데 무슨 깨끗한 먹을거리를 얻는가? 터무니없는 소리이다.


  요즘 같은 한국 사회에서 도시사람은 ‘가장 나쁘고 지저분한 먹을거리’만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갖가지 위험시설과 위해시설을 죄다 시골로 보내는데, 도시사람이 유기농이니 친환경이니 무농약이니 하는 것을 골라서 사다 먹어서야 되겠는가? 도시사람은 가공식품과 유전자조작식품만 먹어야 할 노릇이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그래야 바뀌기 때문이다. 도시사람은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 모두 어떻게 얼마나 피해를 입히는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 도시사람은 ‘그냥 작은 송전탑이나 전봇대’가 아니라, ‘무시무시하게 우람한 송전탑과 송전선’이 얼마나 그악스럽고 끔찍한지 몸소 겪어야 한다. 도시사람은 농약이 얼마나 무서운지 몸소 겪어야 한다. 도시사람은 골프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데인지 몸소 알아차려야 한다. 도시사람은 시내 한복판에 쓰레기매립지를 두어서, 도시사람이 버리는 쓰레기가 얼마나 많고 지저분한가를 똑똑히 깨달아야 한다. 도시사람은 고속도로와 기찻길과 공항이 얼마나 소음공해덩어리인지 또렷하게 느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달라진다. 도시에서 쓸 전기를 도시에서 모두 스스로 만드는 얼거리가 되어야 비로소 달라진다. 도시에서 쓸 전기를 시골에 큰 발전소를 지어서 큰 송전탑을 수없이 때려박는 얼거리로만 나아가니, 도시가 안 바뀔 뿐 아니라, 원전마피아가 생긴다. 도시에서 손수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면 어떻게 바뀔까? ‘아주 깨끗한 발전소’를 도시에 짓겠지. 또는 집집마다 ‘전기 자급자족 얼거리’를 닦을 수 있겠지. 도시에서 먹을 밥도 도시에서 손수 논밭을 일구고, 도시에서 손수 돼지와 닭과 소를 잡으며, 도시에서 손수 능금나무 배나무 포도나무 심어서 기르는 얼거리로 바꾸면, 참말 도시가 아주 아름다우면서 멋진 곳으로 거듭나리라.


  내가 쓸 것은 내가 손수 지어서 쓴다는 생각으로 삶을 바꾸어야, 참말 삶이 바뀐다. 삶을 아름답게 누리고 싶다면,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 아주 쉬운 말이다.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4347.11.2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