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따순물 쓰는 손빨래



  2015년 올해에는 십일월 이십이일 아침부터 따순물로 손빨래를 한다. 오늘도 날이 폭하니 굳이 따순물을 안 써도 되지만, 새벽에 방바닥을 덥히면서 나온 따순물이 있기에 즐겁게 쓰기로 한다.


  아침에 아이들 옷을 갈아입힌 뒤 조물조물 빨래를 한다. 복복 비비면서 생각에 잠긴다. 오늘 하루 하고픈 일을 생각하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헤아린다. 아침밥을 어떻게 지을까 생각하고, 이렇게 폭한 날씨에 자전거를 몰고 어디까지 나들이를 다녀올 만할까 생각한다.


  빨래를 마친 옷가지를 복복 짠다. 마당으로 가지고 나가서 넌다. 빨래를 너는 동안 두 아이가 바깥을 내다보더니 맨발로 마당에 내려서서 달린다. 장난감을 하나씩 갖고 평상에 앉는다. 따순 가을볕을 쬐면서 소꿉놀이를 한다. 4347.11.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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