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29) 정상적 1


여성이 아이나 남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로서 방해가 된다면 그런 사회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새로운 미래가 전개되겠는가

《다나까 미찌꼬/김희은 옮김-미혼의 당신에게》(백산서당,1983) 147쪽


 정상적이라고

→ 정상이라고

→ 올바르다고

→ 똑바르다고

→ 제대로 된 사회라고

 …



  이 보기글에서는 한자말 ‘정상’을 그대로 두면서 “그런 사회는 정상이라고 할 수 없으며”처럼 적어도 괜찮습니다. ‘-的’만 덜어도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한국말사전 보기글에 나오는 “정상적 상황”은 “정상”이라고만 해도 됩니다. “정상적 상태로 돌아가다”는 “정상으로 돌아가다”라 하면 됩니다. 이렇게 적으면 한결 단출하고 뜻이나 느낌이 또렷합니다.


 정상 수업 (o)

 정상적 수업 (x)

 공장이 정상으로 가동되다 (o)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다 (x)


  한편, “공장이 정상으로 가동되다”는 반쯤 올바릅니다. 어딘가 엉성하지요. “공장이 제대로 돌아간다”라든지 “공장이 제대로 움직인다”처럼 다시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기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됩니다” 같은 말마디라면 “기차가 정상대로 운행됩니다”처럼 ‘-적’만 덜 수 있지만, “기차가 제대로 갑니다”나 “기차가 제때에 떠납니다”처럼 더 손질할 수 있어요.


  ‘정상적’이라는 한자말은 “제대로”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처음부터 ‘제대로’라는 낱말을 쓰면 되고, 때와 곳에 따라 ‘올바로’나 ‘똑바로’ 같은 낱말을 쓸 수 있습니다. 4338.1.20.나무/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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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아이나 남편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로서 거추장스럽다면 그런 사회는 올바르다고 할 수 없으며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새로운 앞날이 있겠는가


“아이나 남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는 “아이나 남편이 있기 때문에”로 다듬고, “노동자로서 방해(妨害)가 된다면”은 “노동자로서 거추장스럽다면”이나 “노동자로서 성가시다면”이나 “노동자로서 걸리적거린다면”으로 다듬습니다. “새로운 미래(未來)가 전개(展開)되겠는가”는 “새로운 앞날이 있겠는가”나 “새로운 앞날이 오겠는가”나 “새로운 앞날이 펼쳐지겠는가”나 “새로운 날을 맞이하겠는가”로 손질합니다.



정상적(正常的) : 상태가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 정상적 상황 / 정상적 운행 / 정상적 상태로 돌아가다

정상(正常)

1.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 정상 수업 / 공장이 정상으로 가동되다 / 혈압이 정상이다

2. 있어야 할 상태에 바로 있는 것


..



 '-적' 없애야 말 된다

 (272) 정상적 2


불법체류 상태에서는 혼인신고가 어렵고, 자녀가 태어나도 정상적인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

《이란주-말해요 찬드라》(삶이보이는창,2003) 38쪽


 정상적인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

→ 제대로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

→ 남들처럼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

→ 다른 사람들처럼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

→ 출생신고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 출생신고를 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



  외국인노동자는 이 나라에서 혼인신고를 하기도 힘들고, 출생신고도 거의 못한다고 합니다. 다만, ‘가난한 나라’에서 일하러 온 사람들만 이러합니다. ‘잘사는 나라’에서 온 영어강사 같은 사람들은 아무 걱정도 어려움도 없습니다. 살결 하얀 사람들은 푸대접이 거의 없다고 할 만하지만, 살결이 흙빛인 사람들은 거의 모든 자리에서 푸대접에 시달린다고 할 만합니다.


  ‘남들’처럼, 그러니까 ‘우리들’처럼, ‘우리들 여느 사람’처럼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아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여느 사람인 우리들도 ‘돈이 없거나 이름이 없거나 힘이 없다’고 할 적에는 된통 푸대접을 받지 싶어요. 여느 사람도, 여느 말도, 여느 삶도, 제자리를 못 찾고 비틀비틀 흔들립니다. 4338.8.21.해/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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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일 때에는 혼인신고가 어렵고, 아이가 태어나고 제대로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


“불법체류(不法滯留) 상태(狀態)에서는”은 “불법체류로 있을 때에는”이나 “불법체류인 몸으로는”이나 “불법체류일 때에는”으로 다듬고, ‘자녀(子女)’는 ‘아이’로 다듬습니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305) 정상적 3


“그가 돌았다고 생각하니?” “천만에!” 미리카가 소리 질렀다. “그는 내가 알고 있는 한 가장 정상적인 사람이야.”

《엘리 위젤/곽무섭 옮김-벽 너머 마을》(가톨릭출판사,1981) 33쪽


 가장 정상적인 사람이야

→ 가장 정상인 사람이야

→ 가장 똑바른 사람이야

→ 가장 제대로 된 사람이야

→ 가장 제대로 박힌 사람이야

→ 가장 올바른 사람이야

→ 가장 똑똑한 사람이야

→ 가장 또렷한 사람이야

 …



  돌지 않은 사람이라면, 제 넋을 잃지 않은 사람입니다. 제 넋을 잃지 않은 사람이라면 ‘똑바른’ 사람이요, ‘똑똑한’ 사람이며, ‘또렷한’ 사람입니다. 제대로 박힌 사람이고, 제 넋이 박힌 사람입니다. 제대로 된 사람이지요. 4338.10.9.한글날/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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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았다고 생각하니?” “아니!” 미리카가 소리 질렀다. “그는 내가 알기로 가장 똑바른 사람이야.”


‘천만(千萬)에’는 그대로 두어도 될 테지만, ‘아니’나 ‘조금도’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한(限)”은 “내가 아는”이나 “내가 알기로는”이나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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