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75) -에서의 5
그는 초기 샨티니케탄에서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회상하곤 했다
《하진희-샨티니케탄》(여름언덕,2004) 38쪽
초기 샨티니케탄에서의 경험
→ 처음(에) 샨티니케탄에서 겪은 일
→ 첫무렵에 샨티니케탄에서 겪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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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샨티니케탄이라는 곳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어떤 일을 겪었다면 “어디‘에서’ 무엇을 겪었다”처럼 적으면 되고, 어떤 일을 보았다면 “어디‘에서’ 무엇을 보았다”고 적어야 어울립니다. 이리하여, “학교에서‘의’ 일”이 아니라 “학교에서 있던 일”입니다. “학교에서 한 일”이고,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요, “학교에서 겪은 일”입니다. 4337.11.17.물/4347.11.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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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첫무렵 샨티니케탄에서 겪은 일을 다음과 같이 떠올리곤 했다
지나간 일을 되새기는 일은 ‘되새기다’나 ‘떠올리다’ 같은 낱말로 나타내면 됩니다. 굳이 ‘회상(回想)’이라고 안 해도 됩니다. ‘경험(經驗)’은 ‘겪은 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초기(初期)’는 ‘처음’이나 ‘첫무렵’이나 ‘첫머리’로 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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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66) -에서의 4
토요일…… 학교에서의 모든 짜증스러움은 마무리되고, 옭아맸던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다
《폴커 미헐스/편집부 옮김-학교에서 길들여진 것들》(푸른꿈,1990) 14쪽
학교에서의 모든 짜증스러움
→ 학교에서 받은 모든 짜증스러움
→ 학교에서 느낀 모든 짜증스러움
→ 학교에서 겪은 모든 짜증스러움
→ 학교에서 있은 모든 짜증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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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 ‘-의’는 움직씨 구실을 하지 않습니다. 토씨는 토씨일 뿐입니다. 토씨 ‘-의’를 ‘-에서’에 붙이지 말고, ‘받다’나 ‘느끼다’나 ‘겪다’나 ‘있다’ 같은 움직씨를 넣어야 올바릅니다. 글짜임을 망가뜨리지 말고 한국말을 올바르게 쓸 노릇입니다. 4337.11.7.해/4347.11.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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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학교에서 겪은 모든 짜증스러움은 마무리되고, 옭아맸던 모든 것에서 풀려나는 날이다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解放)되는 날”은 “모든 것에서 풀려나는 날”이나 “모든 것에서 풀리는 날”로 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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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61) -에서의 3
그러나 한국에서의 혼혈인이라는 이름은 당사자에게는 큰 아픔이며 정상적인 인생행로를 가로막는 하나의 굴레이기도 하다
《눈 밖에 나다》(휴머니스트,2003) 54쪽
한국에서의 혼혈인이라는 이름은
→ 한국에서 혼혈인이라는 이름은
→ 한국에서 혼혈인이라 하면
→ 한국에서 혼혈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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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인이건 혼혈인이 아니건 푸대접을 받아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똑같은 사람이니까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한국사람이 푸대접을 받아야 할 까닭이 없고, 한국에서 ‘한국사람이 아니라’서 푸대접을 받아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찬찬히 살피면 잘 알 수 있는데, “한국‘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고, “다른 나라‘에서’도 제대로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토씨는 ‘-에서’로 끝내면 됩니다. 4337.11.3.물/4347.11.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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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에서 혼혈인이라는 이름은 그 사람한테는 큰 아픔이며 제대로 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굴레이기도 하다
‘당사자(當事者)’는 ‘그 사람’으로 손질하고, “정상적(正常的)인 인생행로(人生行路)를 가로막는”은 “제대로 사는 길을 가로막는”이나 “제대로 못 살도록 가로막는”이나 “삶길을 가로막는”으로 손질합니다. “하나의 굴레”는 영어 말투입니다. “또 다른 굴레”나 “굴레 가운데 하나”나 “굴레”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