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이불 석 채



  네 살 작은아이가 지난밤에 밤오줌을 이불에 싼다. 이달 들어 세 차례째이다. 앞서 두 차례는 마당에 이불을 널어 햇볕에 말렸으나 오늘은 빨아야겠다. 오줌내음이 물씬 퍼진다.


  아침밥을 끓인 뒤 이불에 비누를 묻힌다. 이불 석 채에 비누질을 하자니 팔이 제법 저린다. 오늘은 오랜만에 빨래기계한테 맡기기로 한다. 그런데 이불 석 채를 넣으니 움직이지 않는다. 두꺼운 이불 한 채를 꺼낸다. 살살 움직인다. 남은 이불은 밥을 차려서 아이들을 먹인 뒤 따로 빨까. 아니면 빨래기계한테 한 번 더 맡길까.


  예전에 아이가 이불이 쉬를 하면 키를 씌워 이웃집에 소금 얻으러 다니라고 내보낸 까닭을 알 만하다. 그러면,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고, 어머니나 아버지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몸져누운 뒤, 늙은 어버이가 이불에 쉬를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어른이 된 아이’는 늙은 어버이 머리에 키를 씌우지 않겠지. 4347.11.1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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