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바깥밥 먹은 날
오랜만에 바깥밥을 먹는다. 〈해피투데이〉라는 잡지에서 우리 도서관을 취재한 뒤 ‘시식권’이라는 종이를 석 장 보내 주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해피투데이〉라는 잡지는 ‘네네치킨’이라는 데에서 펴낸다. 그러니까, 이 잡지에 글을 쓰거나 취재를 받은 이한테 선물로 주는 시식권이지 싶다. 인터넷으로 살피니 전남 고흥에도 지점이 있네. 언제 한 번 가야지 하고 생각한 끝에 한 달 만에 시식권을 쓰기로 하고, 네 식구가 꽤 오랜만에 읍내에서 바깥밥을 먹는다.
집에서 먹기 어려운 튀김닭을 먹는다. 아직 조그마한 ‘아기 이’이지만 어금니가 야무진 아이들은 신나게 우걱우걱 씹어서 먹는다. 배부르게 먹은 아이들은 폭신한 걸상에서 뒹굴면서 논다. 시골에서 튀김닭을 먹으려면 온 집안에 기름내음이 번지도록 하면서 튀기거나 이렇게 읍내에 나와야 한다.
모처럼 저녁밥을 내 손으로 안 차리니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이보다는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즐겁다. 집으로 돌아와서 감 한 알 썰어서 준다. 그렇게 먹고도 더 들어갈 배가 있나 보다. 이를 닦이고 옷을 갈아입힌 뒤 자리에 누인다. 도란도란 자장노래를 부른다. 작은아이가 먼저 곯아떨어진다. 큰아이는 더 노래를 부르고 싶다 하지만, 아버지도 이내 곯아떨어진다. 마지막으로 큰아이도 스스로 곯아떨어졌겠지. 큰아이는 곯아떨어지기 앞서, 함께 나란히 누워서 자니 좋다고 속삭인다. 4347.11.1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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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사진은 '바깥밥' 사진이 아닙니다 ^^;; 바깥밥은 사진으로 안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