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20. 2014.11.7. 국돌이
아이들은 그때그때 몸에서 바라는 대로 밥을 먹지 싶다. 가만히 지켜보니 그렇다. 어느 날은 밥을 잘 먹어 두 그릇을 비우고, 어느 날은 국을 잘 먹어 세 그릇씩 비운다. 몸에서 당기는 대로 먹을 테지. 몸에서 부르는 대로 수저를 놀릴 테지. 밥상맡에서 아이들 수저질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고 보면 내가 어릴 적에 어머니는 밥을 함께 먹기보다는 내가 밥을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시고는 했는데, 그무렵 어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셨을까요. 요즈음 나는 아이들과 밥을 함께 안 먹고 아이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그저 지켜본다. 나날이 내 밥그릇이 줄어든다. 나는 차츰 적게 먹고, 아이들은 차츰 많이 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