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18) 이따금씩 3


사내들은 술을 마시며 이따금씩 나를 힐끔거렸습니다

《이해선-인연, 언젠가 만날》(꿈의지도,2011) 170쪽


 이따금씩 나를 힐끔거렸습니다

→ 이따금 나를 힐끔거렸습니다



  ‘이따금씩’으로 잘못 적은 말마디에서는 ‘-씩’을 덜어야 합니다. ‘-씩’을 붙일 까닭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자꾸’나 ‘차츰’ 같은 낱말 뒤에 ‘-씩’을 붙이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꾸’나 ‘차츰’은 이 낱말 그대로 어떤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이따금’도 이와 같아요.


 할머니가 나한테 하나 주셨어요

 할머니가 나한테 하나씩 주셨어요


  ‘-씩’을 붙이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하나 주셨어요”라 할 적에는 이 말 그대로 하나만 주었다는 뜻입니다. “하나씩 주셨어요”는 하나를 준 뒤 다시 하나를 주었다는 뜻입니다. 또는, 나한테 하나를 주고 다른 사람한테도 하나를 주었다는 뜻입니다. ‘-씩’은 이렇게 붙여서 씁니다.


 물을 조금 붓습니다

 물을 조금씩 붓습니다


  “조금 붓다”와 “조금씩 붓다”는 아주 다른 뜻입니다. “조금 붓다”는 말 그대로 조금만 붓고 끝나는 모습이에요. “조금씩 붓다”는 조금 붓고 또 조금 붓고, 이러한 움직임을 되풀이하는 모습입니다.


  ‘이따금’ 뒤에는 ‘-씩’을 붙일 수 없습니다. 왜 붙일 수 없을까요? ‘이따금씩’이 아닌 ‘이따금’으로 적은 뒤 말을 하거나 글을 써 보셔요. 이대로 말뜻과 글뜻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따금’에 ‘-씩’을 붙인들 뜻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런 말마디에 ‘-씩’을 붙이는 일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4347.111.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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