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잡지 《포토닷》 12호(2014.11.)를 받는다. 십일월에는 곳곳에서 사진잔치가 있다는 이야기를 읽는다. 눈빛 출판사에서 새로운 사진문고를 펴낸다는 이야기를 읽는다. 그런데, 이달치 잡지에서 ‘필자(筆者)’라는 일본 한자말이 자꾸 눈에 뜨인다. 내가 써서 보낸 글에도 여러 군데를 ‘필자’로 고쳤다. 글을 쓰는 사람도, 신문이나 잡지를 엮는 사람도, 게다가 사진을 찍는 사람도, 한국말은 ‘글쓴이’인 줄 헤아리지 못한다. 마치 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은 말이지요” 하고 이야기하는 꼴하고 같다. 아니, 이보다 얄궂다. “나는”이라 하든지 “글쓴이는”으로 적어야지, 왜 ‘필자’ 같은 낡은 한자말을 쓸까? 이런 말을 써야 권위가 서거나 뭔가 글치레를 한다고 여길까? 이런 겉치레를 걷어치우지 못한다면, 문학잡지도 교육잡지도 사진잡지도 제자리에 서기 어렵다. 수수한 자리에서 말넋을 살피고, 수수한 자리에서 삶넋과 사진넋을 살찌울 때에 비로소 제길을 걷는다. 4347.11.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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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닷 Photo닷 2014.11- Vol.12
포토닷(월간지) 편집부 엮음 / 포토닷(월간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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