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307) 접하다 2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내가 강한 점은, 직업상 늘 아이들과 접하면서 배울 수 있다는 점과, 또 내가 아들을 대하는 방식을 자세히 관찰함으로써 그 잘못된 사례들을 확실한 증거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나가 시게오-아들아 너는 세상 모든 것을 시로 노래하는 사람이 되어라》(가서원,1988) 55쪽


 늘 아이들과 접하면서

→ 늘 아이들과 만나면서

→ 늘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 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납니다. 이 사람이 저 사람하고 어울립니다. 어느 모임에 가서 여러 사람과 부대낍니다. 함께 놀기도 하고 함께 가르치기도 하며 함께 밥을 먹기도 합니다.


  복닥복닥거리며 서로 천천히 아는 우리입니다. 살을 부비면서 서로 느끼는 우리입니다. 어깨동무를 하는 동안 더 깊이 헤아리는 우리입니다.


  멀리 떨어져서는 좀처럼 알기 힘들고, 멀거니 금을 긋고 팔짱을 낀 채로는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가까이에 있어야, 가까이 다가서야 비로소 서로 마음을 열 수 있고 몸이 한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4337.7.28.물/4341.10.15.물/4347.1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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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내는, 하는 일이 그러해서 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배울 수 있고, 또 내가 아들과 마주하는 모습을 찬찬히 살피면서 여러 잘못된 보기를 잘 알기에 한결 낫다


“아내가 강(强)한 점(點)은”은 “아내가 더 잘하는 대목은”이나 “아내가 한결 나은 대목은”으로 다듬고, ‘직업상(職業上)’은 ‘직업 때문에’나 ‘하는 일이 그러해서’로 다듬으며, “아들을 대(對)하는 방식(方式)을”은 “아들을 다루는 모습을”이나 “아들을 부대끼는 모습을”이나 “아들을 마주하는 모습을”로 다듬습니다. “자세(仔細)히 관찰(觀察)함으로써”는 “찬찬히 살피면서”나 “꼼꼼히 들여다보면서”로 손봅니다. ‘사례(事例)’는 ‘보기’나 ‘모습’으로 손질하고, “확실(確實)한 증거(證據)로 확보(確保)하고 있다는 점(點)이다”는 “틀림없는 증거로 둔다는 대목이다”나 “잘 안다는 대목이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6) 접하다接 3


아이들은 나와는 다른 진짜로 싸우는 조직 노동자를 접하면서 노동자가 지닌 격조 높은 인격을 배웠고

《스나가 시게오/교육출판기획실 옮김-풀잎들의 교실》(동녘,1987) 103쪽

아이들은 벌거벗은 채 단순하게 자연을 접해야 한다

《하진희-샨티니케탄》(여름언덕,2004) 50쪽


 나와는 다른 사람을 접하면서

→ 나와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 나와는 다른 사람을 겪으면서

→ 나와는 다른 사람을 부대끼면서

 아이들은 단순하게 자연을 접해야 한다

→ 아이들은 꾸밈없이 자연을 만나야 한다

→ 아이들은 티없이 자연을 느껴야 한다

 …



  온누리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얄궂고 짓궂은 사람이 있는 한편, 여러모로 내 삶에 피와 살이 될 뿐 아니라 미처 몰랐던 슬기를 깨우쳐 주는 훌륭한 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 있으나, 우리가 걷는 길에 힘을 보태어 주는 길잡이나 스승이 있습니다. 누구를 만나느냐, 언제 만나느냐, 어떻게 만나느냐는 알 노릇이 없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만나고, 우리가 못 느끼는 사이에 진작 만났는지 모릅니다.


  온누리는 온통 도시로 뒤바뀌지만, 도시에도 숲은 깃듭니다. 도시에 깃든 숲을 느끼느냐 못 느끼느냐는 우리 몫입니다. 도시를 벗어난 곳에 있는 숲을 얼마나 헤아리면서 껴안을 수 있느냐 또한 우리 몫입니다. 숲이 아름답다면 왜 아름다운지, 숲을 무너뜨리면서 도시를 넓혀야 한다면 왜 얼마나 어떻게 넓혀야 하는지를 찬찬히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만 살아남겠다고 숲을 깡그리 무너뜨린다면, 사람 또한 살아남을 수 없어요. 4337.11.6.흙/4341.11.27.나무/4347.1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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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나와는 다른 참말로 싸우는 조직 노동자를 만나면서 이들한테 몸에 밴 훌륭한 됨됨이를 배웠고

아이들은 벌거벗은 채 그저 숲을 마주해야 한다


“노동자가 지닌 격조(格調) 높은 인격(人格)”은 “일하는 사람마다 몸에 밴 훌륭한 됨됨이”나 “일하는 사람들한테 밴 훌륭한 마음됨”으로 다듬어 봅니다. ‘단순(單純)하게’는 ‘그저’나 ‘꾸밈없이’나 ‘티없이’로 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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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30) 접하다接 4


석유가 흘러나와 기름막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접했다

《팀 윈튼/이동욱 옮김-블루백》(눌와,2000) 121쪽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접했다

→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보았다

→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알았다

→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들었다

 …



  텔레비전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습니다. 그래서 ‘알았다’를 넣으면 한결 나을 수 있어요. 그런데 텔레비전을 켜 놓고 소리만 들을 수 있어요. 그냥 화면만 볼 수 있을 테고요. 때와 곳에 알맞게 잘 다듬어서 쓰면 됩니다. 4337.11.25.나무/4347.1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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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 흘러나와 기름막이 퍼진다는 이야기를 텔레비전으로 보았다


“확산(擴散)되고 있다는”은 “퍼진다는”으로 손보고, ‘소식(消息)’은 ‘이야기’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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