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징거리는 작은아이는



  마을 어귀에서 군내버스를 기다린다. 모처럼 네 사람이 함께 읍내마실을 한다. 작은아이를 안아서 버스에 태우는데, 작은아이가 아버지더러 “돈, 돈.” 한다. 두툼한 옷을 입어 몸무게가 이십 킬로그램이 넘을 아이를 한손에 안고 버스에 오르자니 미처 작은아이한테 버스삯을 쥐어 주지 못한다. 그런데 오늘 따라 작은아이가 “내가 내려고 했는데, 내가 내려고 했는데!” 하면서 으앙 울음을 터뜨리고 징징댄다. 아버지가 잘못했구나. 그냥 너한테 종이돈 석 장을 쥐어 줄 것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네가 버스삯을 내면 되지. 모처럼 버스를 타기 때문에 모처럼 버스삯 낼 자리가 생겼는데 네가 이러한 재미를 누리지 못했구나. 그렇지만 너희는 이렇게 버스에 타기만 해도 재미있으니, 얼른 울음을 그치고 신나게 바깥마실을 누리자.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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