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기



  밥먹기는 영양소 먹기가 아니다. 이를 안다고 말하려면 이를 제대로 몸으로 옮겨야 맞다. 머리로만 생각해서 밥을 차리면, 나도 똑같이 ‘영양소 먹이기’가 될밖에 없다. 밥먹기가 어떤 삶인가 제대로 느끼고 알 때에 아이들과 즐겁게 한 끼를 누린다. 우리 몸이 되는 밥을 먹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나 놀이를 신나게 할 수 있는 기운을 얻으려고 밥을 먹는다.


  밥 한 그릇에 온 사랑을 담자. 밥 한 그릇에 온 마음을 싣자. 밥 한 그릇에 온 노래를 담자. 밥 한 그릇에 온 웃음을 싣자. 날마다 새롭게 생각한다. 밥을 짓다가 문득문득 고개를 들어 부엌에 붙인 그림을 바라본다. 어떤 마음이 되고 어떤 사랑이 되어 이 밥을 짓는지 되새긴다. 찬찬히 수저질을 하면서 밥그릇을 비우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이 밥이 우리한테 무엇인지 제대로 보고 느끼자. 4347.11.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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