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달 사이에
내 나름대로 즐기던 놀이가 있다.
'끝(한계)'은 어디일까 하고 생각하면서
어느 만큼 나아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앞으로 어느 만큼 나아갈 수 있을까.
글이란 무엇이고
글쓰기란 무엇일까.
무엇보다
나는 왜 이런 '일(경험)'을 맞아들이려 하는가?
곰곰이 돌아본다.
어떤 응어리가 나한테 있구나 싶다.
이 응어리를 풀려고
무언가 붙잡을 생각이 있기도 했다고 느낀다.
이제
조용히 생각한다.
처음에는 한 달 100꼭지,
다음에는 한 달 200꼭지,
그러고 나서 한 달 300꼭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지 궁금했다.
한 달 300꼭지를 쓰고 난 뒤로는
설마 400꼭지도 쓸 수 있나 궁금했는데,
쓰고 보니 400꼭지뿐 아니라
어쩌면 500꼭지도 될 수 있구나 싶다.
지난 9월에 400꼭지를 넘어선 뒤
이제 글을 쓰면서
숫자는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뭐랄까,
이제껏 내가 해내지 못하거나 생각조차 못하던
어떤 밥짓기(요리)를 해낸 느낌이랄까.
..
한 가지를 곰곰이 생각한다.
내가 나를 제대로 안 믿으면서
오늘까지 마흔 해를 살았으니,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마흔 해는
나를 즐겁게 믿으면서 가자.
아마 나는 이 한 가지,
내가 나를 믿지 못한 채 굴러온
마흔 해 삶을 그치고 싶어서
요 몇 달 동안
내 나름대로 '글쓰기 놀이'를 즐겼구나 싶다.
홀가분히 털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