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가 춤추는 하늘



  억새는 가을들이 한껏 무르익을 무렵 하얗게 빛난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파란 물결을 하얗게 물들이고, 파란 하늘에 구름이 있으면 구름과 얼크러진다. 억새를 베어 엮은 뒤 지붕에 얹을 적에는 언제나 이러한 기운을 모두 받아들여서 집에 모두었으리라. 들내음과 하늘숨을 골고루 머금은 억새를 신나게 베어 갈무리하고 엮었겠지. 억새가 잘 자라는 모습은 들에 나락이 노랗게 익는 모습 못지않게 배부르면서 넉넉한 이야기를 불러들였으리라 느낀다. 4347.10.3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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