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빨래



  어제 하루는 빨래를 미룬다. 오늘도 빨래를 미룰 수 없다. 간밤에 끙끙 앓은 작은아이가 자꾸 덥고 간지럽다 해서 물을 따끈따끈 덥혀서 씻긴다. 옷을 갈아입힌다. 이러고 나서 따순 물로 나도 머리를 감고는, 이틀치 빨래를 한다. 곁님 핏기저귀는 오늘 여섯 장 빨래한다. 오늘까지 빨래를 미루었다가는 기저귀가 모자랐겠다.


  아침을 지나 낮이 되니 볕이 따끈하게 내리쬔다. 몸에도 천천히 기운이 오른다. 씩씩하게 옷가지를 비벼서 빨래를 한다. 다 빨아서 물을 짠 옷가지를 마당에 넌다. 햇볕이 좋으니 곧 마를 테지. 머리가 어지러워 빙글빙글 돌지만, 볕과 날이 좋을 때에는 빨래할 기운을 얻을 수 있구나. 4347.10.2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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