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눈빛 70. 빛은 마음에서 나온다



  사진은 ‘빛을 찍는다’고 흔히 이야기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면, 빛은 어디에서 올까요? 해에서 올까요, 달에서 올까요? 아니면 전기로 밝히는 등불에서 올까요?


  ‘빛을 찍는 사진’이라 할 적에, 이 빛은 바깥에서 오지 않습니다. 사진에 담는 빛은 늘 ‘우리 마음속에서 나옵’니다. 우리 마음에서 환하게 타오르는 불길이 없다면 사진에 빛을 담지 못합니다. 우리 마음으로 밝히 피우는 불꽃이 없으면 사진에 빛을 얹지 못합니다.


  햇빛이 아무리 밝더라도 마음이 밝지 않으면 사진이 어둡습니다. 등불을 아무리 켜더라도 마음이 환하지 않으면 사진은 빛을 잃습니다.


  그럴듯하게 보이는 겉모습을 찍을 적에는 사진이 아닙니다. 겉모습을 찍는 사진이 아니라, 속마음을 찍는 사진입니다. 남한테 보여주려고 찍는 사진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드러내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사진입니다.


  빛을 늘 내 마음에서 찾을 수 있으면, 사진을 찍는 길은 찬찬히 열 수 있습니다. 빛을 언제나 내 마음에서 끌어낼 수 있으면, 사진을 찍으면서 삶을 곱게 가꿀 수 있습니다. 4347.10.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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