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를 보내고 나서



  셋째가 떠나고 나서 할 일이 여러모로 많다. 곁님 등허리와 엉덩이를 꾹꾹 주무르기도 하고, 새로 미역국을 잔뜩 끓이기도 하는데, 여느 때에 끓이던 미역국보다 더 마음을 쏟아 끓이느라 손이 많이 간다. 두 아이가 제법 자라서 손이 덜 간다 할 만하지만,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하느라 하루 내내 눈코 돌릴 틈이 없다.


  밥 차려서 먹이고 치우기, 빨래해서 널고 말리기, 똥 누이고 씻기고 치우기 …… 이래저래 부산하게 아침부터 보내니 낮 한 시 반 즈음 되어 겨우 숨을 돌릴 만하다. 온몸이 찌뿌둥하고 졸음이 쏟아진다. 그러나, 마을 빨래터를 치우러 가야지. 오늘도 미루면 빨래터는 그예 지저분할 테고, 마을 할매가 어째 그 물이끼를 치우시겠나. 더욱이 아이들이 빨래터에 가서 물이끼 치우고 놀자면서 며칠 앞서부터 노래를 불렀다. 새롭게 기운을 내어 막대솔과 아이들 옷가지를 챙겨 빨래터에 가야겠다. 4347.10.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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