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80] 삶짓기



  삶을 짓기에 ‘삶짓기’입니다. 나는 내 삶을 손수 짓습니다. 내가 살아갈 길을 스스로 짓습니다. 가슴에 품을 꿈을 손수 짓고, 이웃과 나눌 사랑을 스스로 짓습니다. 밥을 짓고 옷을 지으며 집을 짓습니다. 밥짓기와 옷짓기와 집짓기가 모여 삶짓기가 됩니다. 삶을 짓는 사람은 이야기를 짓습니다. 이야기를 짓는 사람은 노래를 짓습니다. 노래를 짓는 사람은 웃음을 짓고, 때로는 눈물을 짓습니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새롭게 마음을 짓습니다. 생각을 지어 하루를 일굽니다. 생각짓기는 하루짓기가 됩니다. 하루짓기는 달짓기와 철짓기가 될 테고, 달과 철을 차근차근 지으면 어느새 해짓기가 될 테며, 달과 철과 해를 지으니 시나브로 삶짓기로 나아갑니다. 삶을 짓는 사람은 말을 함께 짓습니다. 내가 쓸 말을 내가 손수 짓습니다. 내 이웃도 손수 말을 짓습니다. 나와 이웃은 서로 말을 섞으면서 저마다 손수 지은 말을 주고받습니다. 서로서로 활짝 웃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이 말을 짓는구나 하고 깨달으면서, 다시금 새삼스럽게 이름을 하나 짓습니다. 서로 동무라 부르면서 넋을 짓습니다. 씩씩하게 한길 걸어가면서 몸을 쉴 보금자리를 짓습니다. 4347.10.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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