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손으로 집어서 먹겠어



  고구마와 감자와 호박과 버섯을 굽는다. 구이를 한 접시 내자면 한참 구워야 한다. 센불에 기름을 둘러 지지지 않고, 여린 불에 찬찬히 굽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굽는 냄새를 한참 맡는다. 굽는 냄새를 맡다가 부엌으로 와서 “아직 안 되었어요?” 하고 묻는다. 다 굽고 드디어 접시에 얹으면 두 아이는 밥상에서 안 떨어진다. 낼름낼름 집어먹는다. 산들보라는 아직 젓가락질이 서툴어, 젓가락으로 먹다가 젓가락은 내려놓고 손으로 낼름 집어서 간장을 콕콕 찍은 뒤 입에 아구 넣는다. 4347.10.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