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마실을 하면서 조그마한 인형을 다섯 얻는다. 이 인형을 하나에 이천 원씩 받고 판다 했다. 인형은 공장에서 척척 찍듯이 만들 수 없다. 인형은 모두 누군가 바느질이나 재봉질을 해야 만든다. 모두 손을 써서 천을 오리고, 속을 채우고, 무늬를 박고, 마감질을 해야 비로소 인형 하나가 나온다. 한 사람이 인형 하나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천값은 얼마나 들까. 조그마한 인형이지만 하나에 이천 원 받는 값은 얼마나 알맞을까. 요즈음, 이런 인형은 한국에서는 거의 안 만들고, 바다 건너 중국에서 만든다. 또는 중국보다 일삯을 적게 치러도 된다는 나라에서 만든다. 돌이켜 생각하면, 얼마 앞서까지 한국에서 이런 인형을 참으로 많이 만들었다. 다른 어느 곳보다 서울 청계천에서 이런 인형을 많이 만들었다. 옷이고 신이고 무엇이고, 한국에 있는 공장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사람들이 일을 못 쉬게 하면서 온갖 물건을 뽑아내었다. 이런 모습을 놓고 누군가는 ‘경제개발’이나 ‘경제성장’이라 읊지만, 몸도 마음도 다칠 뿐 아니라 목숨까지 잃은 사람이 아주 많다. 한국에서 ‘저임금 노동착취 공장’이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버마나 인도 같은 곳으로 옮겼다고 하더라도, 지구별 곳곳에 ‘저임금 노동착취 공장’이 있다면 아픔이나 슬픔이나 생채기는 안 가셨다는 뜻이다. 게다가 한국에는 ‘이주노동자 착취’와 ‘이주노동자 푸대접과 따돌림’이 드세다. 만화책 《태일이》는 ‘지나간 어제’ 이야기가 아닌 ‘바로 오늘’ 이야기이다. 4347.10.2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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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4- 노동자의 길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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