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배웅하는 아이들



  어제 이른아침, 두 아이가 아버지를 배웅하면서 “아버지, 일 갔다가 오면 나랑 놀아 줘야 해요. 약속.” 하고 말한다. 아이들은 이것을 사 오라느니 저것을 바란다느니 하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같이 놀자고 말한다. 나도 아이들한테 딱히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얘들아, 잘 놀고 씩씩하게 놀고 튼튼하게 놀고 재미나게 놀고 즐겁게 놀고 사이좋게 놀고, 언제나 사랑스럽게 하루를 누리자, 하고 말한다.


  늘 놀자고 말하다 보니, 아이도 인사말이 ‘놀자’이다. 그리고, 아버지더러 일을 줄이고 놀자는 뜻이기도 하다. 맞아. 그렇지. 그렇지만 아버지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놀이와 같은 일을 한단다. 너희는 오롯이 놀이가 되는 놀이를 하는데, 바로 너희한테 그 놀이는 모두 일이 된단다. 아름다운 삶이지. 4347.10.2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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