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안 되는 여관
컴퓨터가 있는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는데, 막상 컴퓨터는 불도 안 들어온다. 컴퓨터가 된대서 5000원을 더 받으면서 컴퓨터가 안 된다. 아침에 열쇠를 돌려주면서 이 대목을 알려주고 싶으나, 아침에는 여관이 조용하다.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한밤에 말하자니 성가셔서 그대로 지나친다. 어쩌면 나처럼 다른 이들도 그냥 지나쳤겠지. 하는 수 없이 여관에서 나와 가까운 피시방으로 온다. 피시방에서 글을 쓴다. 오늘 쓸 글은 피시방에서 마무리짓기로 하고, 부산 보수동에서 이곳 책방지기와 한두 시간쯤 더 만나서 이야기를 들은 뒤 고흥으로 돌아가야지. 4347.10.2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