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서로 씨앗을 심는다. 즐거움을 심기도 하고, 아픔을 심기도 한다. 노래를 심기도 하고, 미움을 심기도 한다. 어느 씨앗이든 그예 심는다. 저마다 심은 씨앗을 저마다 가꾼다. 저마다 뿌린 씨앗을 저마다 보듬는다. 그러면 나는 나한테 어떤 씨앗을 심을 때에 즐거울까? 나는 내 마음에 어떤 씨앗을 심을 적에 노래가 흘러나올까? 나는 내 이웃과 동무한테 어떤 씨앗을 심으면서 함께 어깨를 겯고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경남여고라고 하는 곳을 다니는 푸름이가 마음속을 살짝 드러낸 이야기를 그러모은 《기절했다 깬 것 같다》를 읽는다. 아이들은 속풀이를 하듯이 시를 쓰는데, 이 아이들을 글을 읽다 보면, 처음에는 속풀이 같구나 싶으면서도, 나중에는 꿈과 사랑을 품고픈 살가운 숨결이로구나 하고 느낄 수 있다. 4347.10.2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