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목숨은 씨앗으로 태어난다. 씨앗에서 모든 숨결이 자란다. 아니, 모든 목숨은 씨앗에 깃들어 조용히 잠을 자다가 스스로 때가 되었다고 느끼면 기운차게 기지개를 켜고는 벌떡 깨어난다. 펑펑 씨앗이 터지고, 죽죽 뿌리가 내리고 줄기가 오르면서 새롭게 아름다운 노래가 흐른다. 씨앗이 터져 별이 생기고, 씨앗이 터져 사람이 나고, 씨앗이 터져 풀과 나무가 자라고, 씨앗이 터져 바다에 물고기가 노닐고, 씨앗이 터져 벌과 나비와 온갖 들짐승과 숲짐승이 얼크러진다. 씨앗 한 톨을 우습게 본다면 아무것도 못 먹고 아무 일도 못 할 테지. 씨앗을 읽는다. 씨앗을 심는다. 그러고는 씨앗 한 톨에서 자라는 열매를 기쁘게 얻는다. 씨앗 한 톨을 다시 심어서 삶을 가꾼다. 그림책 《수박 씨앗》을 읽으면서 웃는다. 4347.10.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화가 난 수박 씨앗
사토 와키코 글.그림, 박숙경 옮김 / 한림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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