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75] 벼슬아치



  나는 어릴 적에 ‘벼슬아치’와 ‘벼슬’이라는 낱말을 둘레에서 익히 들었습니다. 내 둘레 어른들은 으레 ‘벼슬아치’와 ‘벼슬’을 말했어요. 요즈음 이 낱말은 거의 못 듣습니다. 아마 ‘벼슬아치’와 ‘벼슬’ 같은 낱말을 떠올리면서 이야기할 만한 어른이 거의 돌아가셨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그러면 요즈음 듣는 낱말은 무엇인가 하면 ‘공무원(公務員)’과 ‘공직(公職)’입니다. 요즈음 어른들은 어른끼리 이야기를 하거나 아이하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으레 ‘공무원’이나 ‘공직’을 말합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둘레 어른들이 흔히 읊는 낱말을 익숙하게 받아들일 테지요. 그러니까, 어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듣고 배우며 받아들이는 말이 달라집니다. 어른들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알맞게 말을 한다면, 아이들은 저절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알맞다 싶은 말을 익힙니다. 어른들이 거칠거나 우악스럽거나 어리석게 말을 한다면, 아이들도 저절로 거칠거나 우악스럽거나 어리석다 싶은 말을 익혀요. 4347.10.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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