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와 사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
제임스 도허티 글, 그림 |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44



내 마음에 담는 꿈 하나

― 앤디와 사자

 제임스 도허티 글·그림

 이선아 옮김

 시공사 펴냄, 1995.2.24.



  숲을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나 숲을 만납니다. 나무가 아주 많아 커다랗게 우거진 숲을 만날 수 있고, 숲을 찍은 사진을 만날 수 있으며, 손바닥만큼 조그마한 풀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숲은 모두 숲입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숲도 숲이요, 두 눈으로 바라보면서 천천히 걸어서 지나갈 수 있는 숲도 숲입니다. 나비나 잠자리가 날갯짓을 쉬려고 가볍게 내려앉는 조그마한 풀숲도 숲이며, 시골마을 한쪽에 조그맣게 있는 뒷동산 숲도 숲입니다.


  마음 가득 숲을 담기에 언제나 숲내음을 맡습니다. 마음에 숲노래를 싣기에 언제이든 숲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 아주 맑은 날이었습니다. 산들바람이 깃발을 팔랑팔랑 흔들고 있습니다. 앤디는 도서관에 가서 사자도감을 빌려 와,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읽고 ..  (3∼6쪽)





  아이들은 놀 생각을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라도 놀 생각을 합니다. 뛰놀 생각을 하고, 뒹굴며 놀 생각을 합니다. 뛰놀 적에는 온몸에 땀을 내면서 즐겁습니다. 뒹굴며 놀 적에는 이불을 뒤집거나 옷장을 헤집으면서 즐겁습니다.


  노는 동안에는 놀이만 생각합니다. 오직 놀이만 생각하기에, 놀면서 무엇을 어지르는지 쳐다보지 않습니다. 아니, 한창 놀 적에는 어지른다는 생각조차 없습니다. 이것을 갖고 놀다가 저것을 갖고 놀아요. 이것저것 갖고 놀다가 다리가 아프거나 지치면 바닥에 털썩 주저앉습니다. 바닥은 온갖 장난감이 널브러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칠 생각마저 안 하면서 다시금 까르르 웃으면서 놉니다. 놀이로 가득한 마음이니, 놀면서 노래하고, 노래하며 놀 수 있습니다.



.. 해님이 창으로 들여다보고, 강아지 프린스가 이불을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사자는 사라졌지만, 앤디의 머릿속은 사자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14쪽)




  제임스 도허티 님이 1938년에 처음 빚었다고 하는 그림책 《앤디와 사자》(시공사,1995)를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 ‘앤디’는 어느 날 도서관에 가서 ‘사자’를 다룬 책을 빌렸다고 합니다. 앤디라는 아이는 그만 사자에 폭 빠집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사자를 생각합니다. 밥을 먹건 잠을 자건 오직 사자 생각입니다.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늘 사자 생각입니다.


  이리하여 사자가 참말 앤디 앞에 나타납니다. 앤디는 사자를 참말 만납니다. 사자를 머릿속에 담고 다시 담던 앤디는 깜짝 놀랍니다. 아니, 사자가 책이 아닌 내 눈앞에 있다니!


  자, 앤디는 어떡하지요? 사자를 보고 싶던 마음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참말 보다니요. 사자가 앤디를 잡아먹을까요. 앤디는 사자를 물리칠까요. 사자는 왜 앤디한테 나타났을까요. 앤디는 사자를 만나면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요.



.. 마침내 둘 다 숨이 찼습니다. 사자는 앞발을 내밀어 앤디에게 보였습니다. 사자의 발에는 커다란 가시가 박혀 있었습니다. 그때, 앤디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앤디는 사자에게 가시를 뽑아 줄 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말했습니다 ..  (38∼40쪽)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하고픈 일을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에 품은 대로 하루를 엽니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걷고 싶은 길을 걷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에 지은 생각대로 하루를 누립니다.


  앤디는 오직 사자 하나를 마음에 담으며 지내다가 사자를 만나서, 사자와 동무가 됩니다. 우리는 저마다 마음속에 무엇을 담으면서 하루를 지어 어떻게 삶을 가꾸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사랑을 바라나요? 사랑을 바란다면 오직 사랑을 생각해요. 평화를 바라나요? 평화를 바란다면 오직 평화를 생각해요. 이래야 사랑이고 저래야 안 사랑이 아닙니다. 전쟁무기가 있어야 평화가 아니고, 간디 같은 분이 우리 곁에 있어야 평화가 아닙니다. 사랑을 바라면 한결같이 사랑을 마음에 담으면 됩니다. 평화를 바라면 가없이 넓고 깊게 평화를 마음에 담으면 돼요.


  가을바람이 부는 들에 섭니다. 높다랗게 잘 자란 나무 곁에 섭니다. 가을바람은 누런 들판을 지나 내 곁에 있는 나뭇가지를 살그마니 건드립니다. 나는 나무 곁에서 들내음과 나무내음이 섞인 가을바람을 마십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음속에 꿈을 씨앗 한 톨로 심습니다. 나는 내 꿈을 내 삶에서 이룰 수 있도록 내 길을 즐겁게 걸어갈 생각입니다. 4347.10.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