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서 빨래부터



  오늘은 아침에 도서관으로 책손이 온다. 아침밥을 차리고 나서 서둘러 도서관으로 간다. 세 시간 남짓 도서관을 지킨 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이들은 마당에서 물놀이를 하도록 고무대야에 물을 받고, 나는 씻는방으로 가서 빨래를 한다. 등허리가 살짝 결려 드러누울까 싶기도 했으나, 아무튼 빨래부터 한다. 한가을인 터라 해가 하늘 꼭대기에 있을 적에 바지런히 빨래를 해서 마당에 널어야, 해거름까지 옷이 덜 말라도 집안으로 들일 만하다.


  두 아이는 마당에서 옷을 적시면서 논다. 새로운 빨래가 나온다. 일곱 살 큰아이와 네 살 작은아이는 스스로 옷을 갈아입는다. 고맙다. 빨래를 마친 뒤 옷을 내다 너니 팔과 어깨까지 쑤셔서 그야말로 아버지는 얼른 드러누울 판인데, 스스로 옷을 입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대견하다. 4347.10.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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