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문이 되자



  아마 열다섯 살이었지 싶다. 이무렵부터 ‘한국에서 나오는 신문’은 모두 거짓말투성이라고 깨달았지 싶다. 그러나 이무렵에는 이렇게 깨닫기만 할 뿐, 달리 무엇을 할 수 없었다. 스무 살이 되어 비로소 글쓰기를 할 무렵, 나 스스로 한 가지를 생각한다. 한국에서 나오는 신문이 모두 거짓말투성이라 한다면, 덧없고 부질없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가득 채워 애먼 나무를 괴롭히는 짓만 일삼는다면, 내가 스스로 신문이 되자고 생각한다.


  신문이 엉터리이기 때문에 신문이 될 생각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꾸준히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 삶을 가꿀 때에 아름답기 때문에 ‘어떤 글이나 말’을 꾸준히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나 스스로 신문이 되자’ 하고 생각한 까닭은 오직 하나이다. 내가 스스로 삶을 지으면서 하루하루 맞이하는 이야기를 글로 찬찬히 갈무리하여 날마다 꾸준하게 띄울 수 있으면, ‘사람을 바보나 종이 되도록 가두는 굴레’인 신문이나 방송에서, 내 이웃과 동무부터 천천히 벗어날 수 있으리라 느꼈다. 나부터 스스로 내 삶을 새롭게 지어서 배우고, 내가 배운 내 삶을 이웃과 동무한테 보여주는 동안, 내 이웃과 동무는 스스로 삶을 짓고 생각을 짓는 슬기를 깨달으리라 느꼈다.


  참말 내 꿈대로 나는 천천히 신문이 된다. 종이신문도 누리신문도 아닌 ‘이야기신문’이 된다. 마음을 열어 생각을 지으려 하는 이웃이나 동무라면, 내가 쓴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스로 새 이야기를 찾거나 깨달으리라 본다. 스스로 새 이야기를 찾거나 깨달은 이웃과 동무는, 또 이녁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겠지. 4347.10.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내 마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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