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와 자는 동안



  두 아이와 자는 나날도 앞으로 얼마 안 남는다. 왜냐하면, 이듬해 여름에 셋째가 올 테니까. 이 작은 집에서 세 아이와 지낼는지, 조금이나마 넓은 집을 마련할 수 있을는지 아직 모르지만, 두 아이를 토닥토닥 재우면서 제법 길게 눈을 붙이던 일도 얼마 안 남은 셈이다.


  갓난쟁이를 곁에 누워 재우자면 밤새 잠을 이룰 수 없다. 그때에는 첫째와 둘째는 어떠할까? 두 아이도 갓난쟁이와 함께 밤에 잠을 깰까?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깊이 잠들까?


  두 아이와 자는 동안 틈틈이 잠을 깬다. 이리저리 뒹군 아이를 바로 눕힌 뒤 이불깃을 여민다. 한 시간에 한 차례쯤 이렇게 한다. 요즈음은 철이 바뀌는 때라, 아이들이 이불을 걷어찼으면 바로바로 다시 덮어 주어야 한다. 안 그랬다가는 찬바람이 들 테니까.


  스무 살 언저리부터 새벽신문 돌리는 일을 했기에 밤잠을 미루거나 밤에 일어나는 삶이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다. 지난 일곱 해 동안 두 아이와 살며 밤잠을 제대로 이룬 적이 없었으나, 이때마다 ‘이래서 내가 젊은 날에 그렇게 신나게 신문배달을 했구나’ 하고 느끼곤 했다.


  아이들아 너희 마음껏 자렴. 네 어버이는 너희를 재우느라 밤잠을 이룰 틈이 없지만, 너희가 쑥쑥 자라 스무 살 즈음 되면, 바야흐로 너희 어버이도 느긋하게 두 다리 뻗고 꿈나라를 누빌 수 있겠지. 4347.10.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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