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전쟁
사토 신스케 감독, 오카다 준이치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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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전쟁

圖書館戰爭, Library Wars, 2013



  책과 책방과 도서관을 이야기감으로 삼은 영화 〈도서관 전쟁〉을 보았다. 이 작품(만화와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그럴 만하다’ 싶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만할 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진작 이런 일이 있었다. 책 하나를 놓고 국가보안법 잣대를 들이밀면서 불태우는 짓이 얼마나 잦은가. 게다가 아직 이런 짓이 끝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스스로 ‘우익’이나 ‘보수’라고 밝히는 이들이 ‘책 불사르기’를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또한, 한국에서는 스스로 ‘좌익’이나 ‘보수’라고 밝히는 이들마저 ‘책 불사르기’를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이쪽이든 저쪽이든 책을 아무렇게나 마주한다.


  다시 말하자면, 평화를 지키겠다면서 군대를 만드는 사람은 평화를 지킬 뜻이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다. 평화를 지키려면 평화가 평화가 되도록 하는 길을 가야 한다. 도서관을 지키려고 군대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러면, 군대가 있는 도서관은 무엇을 지키는가? 책을 지키는가, 책이라고 하는 껍데기를 지키는가, 책이 있는 도서관을 지키는가, 도서관이라고 하는 껍데기를 지키는가?


  책과 도서관은 지키더라도 숲을 지키지 못한다면 책과 도서관은 모두 사라진다. 최첨단 장비와 시설이 있기에 책과 도서관을 지킬 수 있지 않다. 숲이 있어야 책과 도서관을 지킬 수 있다. 지구별에 물과 바람과 햇볕이 없어도 책과 도서관이 남을 수 있을까? 아니지, 없다.


  우익이든 좌익이든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두 덧없다. 이들은 모두 숲 앞에서는 한 줌 재일 뿐이다. 어느 누구라도 밥을 먹으며, 물을 마시고, 바람으로 숨을 쉬면서, 볕을 쬐어야 목숨을 잇고 삶을 누린다. 전두환도 밥을 먹고 똥오줌을 눈다. 독재자 박정희와 이승만도 밥을 먹었으며 똥오줌을 누었다.


  영화 〈도서관 전쟁〉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 영화는 이야기감을 ‘책과 도서관’에서 따오기만 할 뿐, 막상 보여주려고 하는 이야기는 ‘전쟁과 폭력과 총질’이지 싶다. 그러니까, ‘새로운 총질 싸움’을 보여주려고 하는 영화라고 할까.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라면, 손에 연필과 호미를 쥐지, 총이나 칼을 들지 않는다. 책을 올바로 읽은 사람이라면, 시골로 가서 숲과 들을 가꾸지, 도시에서 최첨단시설에 온갖 전쟁무기를 갖추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 4347.10.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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