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 가려고 했더니



  이웃님한테 선물을 보내려고, 또 도서관 평생지킴이한테 책을 보내려고 이럭저럭 꾸려서 아침에 우체국에 가려고 했는데, 무언가 느낌이 야릇하다. 왜 그런가 하고 생각하다가 달력을 곰곰이 보고는 깨닫는다. 아, 오늘은 쉬는날이네.


  시골에서 살며 늘 잊는다. 오늘이 토요일이거나 일요일인 줄 생각하지 않기 일쑤이다. 그렇지 않은가? 시골일에 공휴일이나 주말이란 없다. 풀은 달력을 보고 자라지 않는다. 아이들 돌보는 삶은 공휴일이나 주말이라 해서 쉬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시골에 있는 우체국이나 은행이라면 좀 달리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하고. 시골에서는 따로 ‘쉬는날’을 두지 않거나, 하루만 ‘쉬는날’로 하되, 새벽 너덧 시에 하루를 열고, 열두 시나 한 시쯤 하루를 마무리하는 얼거리로. 아니면, 시골 우체국이나 은행은 여느 때에 다른 시골사람과 똑같이 들일을 하다가, 우체국이나 은행에 볼일을 보러 찾아가는 사람이 미리 ‘알림이’를 띄우면 그즈음 한 사람이 우체국이나 은행 문을 열고서 볼일을 받아 주도록 하는 얼거리로. 4347.10.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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