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선물은 언제나 깜짝선물



  어제 책 두 권이 우리 집에 온다. 하나는 ㅊ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이고, 하나는 이웃님 ㄱ이 보내 준 책이다. ㅊ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도 선물이고, 이웃님 ㄱ이 보내 준 책도 선물이다. 그야말로 깜짝선물이다.


  깜짝선물을 마룻바닥에 내려놓는다. 이웃님이 보내 준 선물에는 편지가 함께 있다. 일곱 살 아이가 “내가 읽을래!” 하면서 내 손에서 휙 가로챈다. 얘야, 다른 사람이 읽으려는 편지를 그렇게 네가 함부로 먼저 가져가면 안 되지. 너한테 온 편지가 아니면 너는 그 편지를 가져가면 안 되지.


  선물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제에는 ㅇ출판사에서 300부 한정으로 찍은 사진책을 한 권 선물받았다. 300권 가운데 150권만 한국에서 팔고, 50권은 미국에서 판다 했는데, 이렇게 드문 책을 선물로 받는다. 내 은행계좌에 책값이 모이면 살 생각이었는데 선물부터 받는다. 그래서 내 은행계좌에 얼른 책값을 모아 ‘사진찍기 즐기며 커피집을 꾸리는 이웃님’한테 이 사진책을 한 권 선물할 생각이다. 이 사진책을 선물해 주고 싶은 이웃님은 많으나, 한 권 장만할 적에 44000원이 드니까 아직 여러 사람한테 선물해 줄 만한 살림은 못 된다.


  참말 선물은 언제나 깜짝선물이라고 느낀다. 선물을 준다고 알아채도록 하면서 선물을 할 때도 더러 있겠지만, 선물을 주는 사람은 늘 ‘받는 사람이 모르는 사이’에 준다. 나도 누군가한테 선물을 할 적에 슬그머니 주지, 여러 사람 앞에서 대놓고 주지 않는다. 나한테 선물을 주는 분들도 슬그머니 주지, 다른 사람 앞에서 널리 알리면서 주지 않는다.


  이러한 선물은 우리를 스스로 얼마나 밝히면서 가꾸고 살찌우는가 하고 돌아본다. 선물이란,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할 뿐 아니라, 주는 사람 스스로 기쁜 숨결로 살아가도록 새롭게 북돋아 준다. 4347.10.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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