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들을 재우다가



  어제 아이들을 재우는데 작은아이는 곧 곯아떨어지고 큰아이는 숨소리 없이 조용하다. 문득 무엇인가 느끼고 두 아이 이마를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쓸어넘긴다. 노래를 한 가락 부른다. 이마 쓰다듬기와 머리 쓸어넘기기를 그대로 한다. 작은아이는 깊이 꿈나라로 갔다. 그러나 큰아이는 아직 아니다. 큰아이가 깊이 꿈나라로 갈 적에는 으레 몸을 살짝 비틀어 옆으로 눕는다. 가만히 있는 모양새로 보아 하니, 아버지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손길을 즐기는 듯하다. 한참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다가 살며시 입김을 얼굴에 호 분다. 실눈을 뜨고 곁눈을 보던 큰아이가 “에그!” 하고 놀라면서 웃는다. “자, 이제는 자야지. 몸이 힘드니까. 꿈에서 더 신나게 놀고 아침에 즐겁게 일어나자.” 큰아이는 이윽고 몸을 옆으로 돌려누운 뒤 깊이 잠든다. 4347.10.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