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를 소쿠리에 담는 즐거움



  아이들이 며칠에 한 차례씩 “무화과 있어요? 무화과 없어요?” 하고 묻습니다. 이 소리를 들으면 “그래, 무화과를 딸까?” 하고 대꾸하며 무화과를 따러 뒤꼍으로 갑니다. 아이들이 묻지 않아도 조용히 무화과를 따서 물에 씻으면 어느새 아이들이 달라붙습니다. 아마 무화과알 냄새를 맡았겠지요.


  소쿠리에 하나 담고 둘 담고 셋 담습니다. 한 알 두 알 석 알 차츰 늘어납니다. 아직 우리 집 무화과나무는 그리 안 크고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무화과는 몇 알 안 됩니다. 앞으로 무화과나무가 넓고 크게 퍼지면, 가을에 무화과 열매를 소쿠리 가득 따서 그야말로 밥처럼 배불리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네 살 아이가 “무화과 많다!” 하고 외치면, 일곱 살 아이가 “자, 세 볼까!” 하면서 하나씩 셉니다. 조그마한 아이들한테는 오늘 딴 무화과 열 알만 하더라도 많을는지 모르는데, 이 아이들이 한 살 두 살 더 먹으면, 우리 집 무화과는 한결 크게 자라서 아이들 나이와 몸에 맞게 더 많이 열매를 나누어 줄 테지요. 4347.10.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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