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새 노랫소리가 흐르는 영화
큰아이가 일곱 살이 한창 무르익어 여덟 살을 곧 앞둔다. 이제 큰아이는 생각이 많이 깊다. 그래서 큰아이가 아주 어릴 적에 보던 영화를 요즈음 다시 보면 큰아이는 느낌이 아주 새롭다고 받아들이는 듯싶다. 큰아이는 어릴 적 보던 그림책이나 만화책도 요즈음 다시 읽으면서 아주 새롭게 맞아들이기도 한다.
만화책 《미요리의 숲》을 큰아이가 엊그제부터 새로 읽기에 오늘 만화영화 〈미요리의 숲〉을 다시 본다. 몇 달 앞서만 하더라도 큰아이는 만화영화 〈미요리의 숲〉을 보다가 재미가 없다면서 안 봤는데 오늘은 꽤 오랫동안,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들여다본다.
나도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만화영화 〈미요리의 숲〉을 본다. 오늘 이 만화영화를 함께 다시 보면서 한 가지를 새롭게 느낀다. 이 영화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풀벌레 노랫소리나 멧새 노랫소리가 흐른다. 아무래도 ‘시골’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니, 시골살이답게 시골노래가 흐르겠지.
그러니까, 시골노래는 풀노래요 숲노래이다. 풀에서 풀벌레가 노래하고, 숲에서 멧새가 노래한다. 시골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라면 언제나 두 가지 노래가 흘러야 한다. 두 가지 노래가 어우러지면서 삶이 되고 사랑이 된다. 4347.10.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