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58. 2014.9.28. 가랑잎순이



  후박나무에서 가랑잎이 진다. 후박나무는 언제나 푸른 잎사귀를 매달지만, 한 해를 살아낸 잎은 천천히 떨어진다. 그래서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언제나 푸른 잎사귀만 있는 듯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면 노랗게 물든 잎을 군데군데 찾아볼 수 있다. 마당에 떨어진 후박잎을 주워서 후박나무 둘레로 옮긴다. 나무한테는 나뭇잎이 가장 좋은 거름이다. 아이들이 옆에서 함께 가랑잎을 줍다가 큰아이가 문득 “나는 내가 가져야지.” 하고 말합니다. 노랗게 잘 물든 잎이 고우니 나무 둘레로 옮기기보다는 갖고 놀고 싶단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러렴. 그러면, 네가 갖고 싶은 잎사귀가 어떤 빛과 무늬인지 보여주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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