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통을 처마 밑으로
지난해에 오줌통을 마루 아닌 처마 밑으로 옮기려 했으나 잘 안 되었다. 엊그제까지 오줌통은 마루 한쪽에 놓았다. 이제 이 오줌통은 섬돌 옆 처마 밑에 둔다. 이틀째인데,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섬돌로 내려선 뒤 처마 밑에 있는 오줌통에 똥이랑 오줌을 잘 눈다. 시골집이니 뒷간은 마땅히 집안에 없다. 마당 한쪽에 있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잘 컸다. 새벽이든 밤이든 씩씩하게 바깥에서 쉬를 눈다.
아이들도 곧 알 테지. 깜깜한 밤이나 희뿌윰한 새벽에 마당으로 내려서서 쉬를 누면, 바람맛이 다르고 바람결이 새로운 줄 느낄 테지. 마루를 한결 넓게 쓸 수 있겠네. 마루에 있는 자질구레한 짐도 마저 치워야겠다. 4347.9.3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