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벌레한테 물린 빨래
쐐기벌레한테 오른손등을 쏘인 뒤, 오른손등에 물이 묻으면 전기로 지지듯이 몹시 따가우면서 아프다. 살짝 닿아도 아프고, 물에 담그면 참으로 아프다. 그렇지만 굳이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한다. 집일을 도맡아 하니까 물을 만지기도 해야 하는데, 어릴 적에 어머니가 어떤 몸과 마음으로 집일을 하셨을까 하고 돌아본다. 어머니는 참말 어떻게 날마다 도시락을 싸고, 집일을 도맡으면서 끼니마다 밥을 챙겨서 먹이며, 부업까지 할 수 있었을까. 어머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머니는 몸을 어떻게 다스렸을까.
쐐기벌레한테 쏘인 첫 날은 몹시 괴로웠지만, 하루가 지나니 이럭저럭 견딜 만하다. 하룻밤을 더 자면 거의 나을까. 부은 자리는 다 가라앉는다. 부은 자리를 따라 빨간 자국이 아직 있다. 며칠 지나면 빨간 자국도 사라지겠지. 4347.9.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