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69] 이웃님



  한국말에는 ‘님’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낱말이라고 느낍니다. 가만히 헤아려요. 하느님, 땅님, 바다님, 숲님, 들님, 꽃님, 풀님, 비님, 눈님, 밭님, 흙님, 나비님, 제비님, 곰님, 여우님, 이렇게 ‘님’을 붙이면 이야기가 확 달라집니다. 아우님, 형님, 동무님, 이웃님, 이렇게 서로 ‘님’을 붙일 적에도 이야기와 마음이 사뭇 거듭나요. 우리 겨레가 예부터 쓰던 이런 낱말은 서로 아끼면서 사랑하던 숨결을 담았구나 하고 느낍니다. 다른 어느 것을 안 붙이고, 그저 ‘님’이라고만 부를 수 있어요. 님아, 님이여, 하고 불러 보셔요. 곁님이라 부르고 사랑님이라 불러 보셔요.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즐거운 이웃이기에 이웃님입니다. 이 지구별에서 서로 아끼고 돌보면서 기쁘게 웃을 이웃이기에 이웃님입니다. 이 마을에서 오순도순 이야기꽃 피우면서 노래잔치를 누리고 싶은 이웃이기에 이웃님입니다. 4347.9.2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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