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참 씩씩하지



  우리 집 아이인 사름벼리이지만, 사름벼리하고 하루 내내 지내면서 가만히 바라보면, 이토록 씩씩한 아이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마, 우리 집 사름벼리뿐 아니라 온누리 모든 보금자리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모든 아이들이 씩씩하고 대견하리라. 나는 내가 선 우리 집에서 우리 아이를 씩씩하면서 대견하다고 느낄 테고. 더운 땡볕을 받으면서 제법 멀다 싶은 길을 걸었어도 힘들다는 소리가 없다. “없어 줄까? 졸리면 아버지가 안아 줄게. 업히거나 안겨서 가. 괜찮아.” 하고 얘기해도 혼자서 걷겠다고 한다. 삼십 분 넘게 땡볕길을 걷고 나서야 오 분쯤 업히고, 다시 이십 분쯤 걸은 뒤 십 분쯤 업힌다. 이 아이가 우리 집에 온 까닭이 있으리라 느낀다. 우리 아이가 곁님하고 나한테 온 까닭이 틀림없이 있을 테지.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사랑할 때에 서로 즐거우면서 아름다운가를 제대로 느껴서 삶을 지으라는 뜻일 테지. 4347.9.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