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턱 잡고 버티기 놀이 1



  읍내 버스역에서 우리 마을로 돌아가는 군내버스를 기다리는데, 사름벼리가 창턱을 두 손으로 꼭 잡고는 아주 좁은 틈에 발끝을 디디고 서서 버틴다. 창문으로 안쪽을 들여다보는 놀이랄 수도 있지만, ‘버티기 놀이’이다. 이렇게 놀면 으레 어머니나 아버지가 “내려와!”라든지 “그만 해!” 하고 나무라시곤 했다. 큰아이가 이렇게 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내가 어릴 적에 이렇게 놀 때마다 어머니가 따끔하게 나무라던 모습이 곧바로 떠올랐다. 내가 우리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찬찬히 지켜보는 까닭은 무엇일까. 내가 놀던 모습을 우리 아이들 하루에서 모두 새롭게 읽고 싶기 때문일까. 내가 말없이 지켜보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온갖 놀이를 새롭게 지어서 즐겁게 놀 줄 아는 모습을 새삼스레 만나고 싶기 때문일까. 일곱 살 사름벼리가 보여준 ‘버티기 놀이’는 앞으로도 다른 데에서 곧잘 보여주겠다고 느낀다. 4347.9.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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