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91. 가방돌이 달리기 (2014.9.5.)
누나한테서 물려받은 빨간 고양이가방을 메고 달린다. 마실길에 한 번도 안 벗는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도 가방을 안 벗는다. 바지도 누나한테서 물려받은 바지인데, 웃옷은 어머니가 손뜨개로 선물한 옷. 콩콩콩 가볍게 달린다. 동생이 잘 달리니 누나는 동생한테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더 멀찌감치 앞서 달리곤 한다. 이제 작은아이는 누나가 멀리 앞질러도 울지 않고 씩씩하게 달린다. 저 스스로 달리면 되는 줄 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